해외언론들이 떠들석하게 보도한 내용이 있었는데요. 구글이 인수한 전세계 항공권 가격 검색 서비스 업체 ITA에서 무료로 제공하던 항공권 가격 검색 서비스(QPX Express)를 중단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ITA는 독보적인 항공권 요금 비교검색 서비스인 QPX를 세계최초로 개발한 업체였는데요. MIT 대학의 AI Lab 출신 제레미 워데머(Jeremy Wertheimer)가 1996년 설립했습니다. 서비스가 만들어진 후 스카이스캐너, 카약, Orbit 등 유명 항공권 비교 서비스들은 QPX가 제공하던 정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여 큰 인기를 얻었는데요.
구글은 ITA의 가치를 알아보고 인수를 추진하게 됩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구글이라는 IT공룡이 ITA까지 인수를 하게 되면 반독점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는데요. 하지만 구글은 2011년 역대 최대 금액은 7억달러에 ITA를 인수하게 됩니다. 이에 미국정부는 5년간 ITA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야한다는 단서조항을 강제하게 됩니다.
그후 약 6년이 지난 시점에 구글은 내년 4월 QPX API 종료 발표를 하게 되는데요. 구글은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QPX Express 서비스를 종료하게됐다, 내년 4월 이후 QPX API는 제공되지 않으니 대체 서비스를 찾으라.'고 발표하게됩니다. 언론들은 이 소식이 전해지자 마자, 스카이스캐너, 카약 등의 서비스들은 내년 4월 이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됐다며 쇼킹뉴스를 전하게되는데요.
저도 출근길이 엔가젯(Engadget)의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구글 Flights 서비스도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카약이나 스카이스캐너의 사용성이 더 편리했기 때문인데요. API를 종료한다는 기사를 보자마자 이런 돈밖에 모르는 구글 다른 서비스 다 죽일려고 작정을 하는 구나! 하고 분노까지 치밀었죠.
하지만, 결국 이것은 헤프닝으로 밝혀졌는데요. 사실 구글은 QPX서비스를 Express(무료)와 Enterprise(유료)로 구분해서 제공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번에 종료되는 것은 무료서비스였던 QPX Express API 였던 것이죠. 분명 구글의 발표는 Express API를 종료한다고 하는것이 였는데요. ITA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서 100% 이해하지 못한 기자들이 섯불리 기사를 쓴것이죠. (물론 엔가젯 기사도 저녁때 업데이트 기사로 오류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사실은 스카이스캐너나 카약 같은 대기업에서는 이미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문제가 되지 않았는데요. 이게 문제가 됐다면, 이미 경쟁 업체에서는 반독점법 위반으로 소송전을 준비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구글은 ITA를 인수할 때 부터 무료 API는 종료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무료로 제공됐던 QPX Express API는 쿼리 최적화도 되어있지 않을뿐더러, 검색 속도도 느렸기 때문에 제대로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유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ITA를 인수한 이후 미국정부의 인수조건인 5년간 무료 서비스 제공이라는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그냥 형식적으로 Express API를 제공하고 있었을 뿐인셈이죠.
어찌됐던 간에 구글은 결국 7억 달러를 투자해서 전세계 항공권 시장을 독점하게 된셈입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항공요금 검색엔진을 가진 구글도 최고의 항공권검색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는데요. 구글과 스카이스캐너 그리고 카약이 서로 건전한 경쟁을 통해 더욱 정확하고 빠르고 저렴한 항공티켓 검색 서비스로 거듭나길 기대해 봅니다.
끝으로 카카오도 빠르면 내년 1월 항공권 검색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발표를 했는데요. 기사를 보면 항공사 직접제휴와 여행사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것 같은데, 차라리 구글의 QPX API를 사용해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더욱 경쟁력 있는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상 구글 항공권검색 서비스 중단 헤프닝에 대해서 알려드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