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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일상

지하철 에어컨 켜느냐 끄느냐 어찌하리오..

Aedi_ 2016. 6. 18. 09:33

오늘은 지난번 출근길에 겪었던 일에 대해서 한번 적어보려고 합니다.


여느때와 똑같이 아침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던 길이었습니다. 몇 정거장 지났을까, 갑자기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승객님의 요청으로 전 객차의 에어컨을 끄도록하겠습니다." 라는 청천벽력 같은 기관사의 안내방송...


사람이 꽉찬 출근길 지하철에서 에어컨을 끈다면 그야말로 지옥철이 되는데 말이죠.


이어서 기관사의 추가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승객 여러분에 안내말씀 드립니다. 객차에 비치된 비상통화기는 에어컨을 끄는데 사용되는 장치가 아닙니다. 에어컨을 끄고 싶다면 1577-1234로 문자나 전화로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방송을 하는 기관사의 말투도 흥분했는지, 떨림이 느껴 집니다.






추가안내방송까지 들으니 상황이 대충 파악 됩니다. 어떤 승객이 비상통화 장치로 기관사에게 연락해, 엄청 X랄 하면서 에어컨을 끄라고 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기관사도 비상통화가 울려서 깜짝놀랐는데, 진상 승객의 에이컨 끄라는 요청이다보니, 매우 흥분을 됐나 봅니다. (최근에 슬픈일이 있어서 더 놀랐을 수도 있죠. ㅠ.ㅜ)


그래서 안내방송과 함께 전 객차 에어컨 Off....



물론 기관사의 심정이야 이해가 됩니다. 왜냐하면 종종 비슷한 상황을 지하철에서 겪었기 때문이죠.


"다는 민원이 있어서, 지하철 에어컨을 약하게 조절 합니다." 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가, 1-2 분 후에 다시 "덥다는 민원이 있어서 에어컨을 최대로 가동합니다."라는 안내방송을 들을 경험이 심심찮게 있기 때문이죠.


그래도 전 객차의 에어컨을 꺼버린 기관사님은 처음 만났네요..-0-


진상 승객 때문에 화가난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흥분해서 나머지 승객들에게 분풀이(?)를 하면 안되죠.


민원을 제기한 승객에게 약냉방차로 이동하라고 안내를 했다거나 했으면 좋았을 것을 말이죠..

물론 이 사건의 가장 큰 원흉은 비상통화로 X랄 한 승객 입니다.


민원이 들어오면 처리를 해야하는 기관사의 입장이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대응 방식이 좀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이 문제는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시는 모든 기관사 분들이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제 생각에는 지하철공사에서 이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공식 대응 지침을 만들어, 기관사 분들의 고충을 좀 덜어 줬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쎈 강성 민원이 들어와도, 사람이 많이 타는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에서는 에어컨을 끄면 안되고 약 냉뱅차로 이동하라는 응대를 해야한다... 뭐 이런식의 메뉴얼 말입니다.


그리고 그 지침 대로 행동했으면, 향후 고객이 민원을 제기 하더라고 기관사는 면책이 되는 그런 것 말이죠.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상식적인 선에서 적당히 타협하고 양보하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제가 탔던 지하철이 끝까지 에어컨을 끄고 갔는지, 아니면 다시 에어컨을 켰는지 궁금하시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 10분 후에 에어컨이 다시 켜졌답니다.


"덥다는 민원이 있어서 에어컨을 다시 가동합니다." 라는 안내방송과 함께 말이죠..


물론 저는 기사님이 알려주신 1577-1234 번으로 문자로 민원을 접수했습니다. 에어컨 좀 켜달라고 말이죠 ㅎㅎ. 그리고 기관사님이 아무리 진상승객 때문에 화가 났어도 이런 행동을 하시면 안된다는 말과 함께요.


앞으로 이런일로 고통받는 기관사 & 승객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몇자 적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