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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병'이 부른 촌극 - SKT 과장홍보 망신살

Aedi_ 2016. 2. 23. 07:17

세계 최초병이 부른 촌극

 

우리나라 신문기사 제목으로 자주 사용되는 표현 중에 하나가 '세계 최초' 라는 표현이다. 세계 최초로 어떤일을 했다는 것은 어찌보면 칭찬해야 마땅한 일이지만, 세계 최초라는 표현이 여기저기서 너무나 많이 쓰이는게 문제다.

 

필자도 세계 최초의 서비스를 개발해서 상용화 한 경험이 있을 정도니, 뭐 말 다했다. ㅋㅋ 하지만 필자가 세계 최초의 서비스를 상용화 했다고 해서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끌거나, 사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 않았다.(슬프다. ㅠ.ㅜ)

 

이렇듯 세계최초로 어떤일은 했다느 것은 이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세계최초'란 단어는 이제 사람들에게 좋을 성과를 알리는 용도보다는, 회사 경영층에게 성과를 포장해서 보여주는데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오늘자 신문기사를 보자,

'세계 최초'라더니…MWC서 SKT, 5G '과장 홍보' 논란

 

 

 

 

..중략..  세계적인 통신장비 회사 에릭슨이 22일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25Gbps 속도의 무선 데이터 통신 시연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SK텔레콤이 MWC에서 시연한 기술(20.5Gbps)보다 빠른 속도다. 연구실이 아닌 전시관에서 20Gbps급 데이터 통신을 세계 최초로 시연했다는 SK텔레콤 주장도 진위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중략..

 

위 기사는 MWC를 방문한 기자가 우연히 발견하고 작성했거나, 경쟁업체의 보도기사 일수도 있다.(이런식의 '세계최초' 기사가 나오면 경쟁업체 관련부서의 임원들이 실무자를 강하게 질책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SKT가 이런거 할동안 너희는 뭐했니?? 식의 추궁 말이다.)

 

이 얼마나 우수꽝스러운 일인가, 대중들은 아무 관심도 없는데, 두 업체 담당자와 임원들만 호들갑을 떠는 모습이 말이다. 지금쯤 SK텔레콤 홍보팀과 해당부서에서는 발을 동동 구르며 기사를 내리기 위해서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부 보고서(반성문) 작성이 한창일 것이다.

 

사실 세계 최초의 타이틀을 쓰는데는 큰 부담이 있다. 세계 각지에서 어떤일이 벌어지는지 모두 파악할 수도 없는 노릇아닌가. 그냥 담당부서와 홍보팀의 간단한 확인만 거치면 얻을 수 있는 '세계 최초' 타이틀이다.

 

 세계최초병△ 걸리병 약도 없는 무서운 '세계 최초병' 그 유혹은 달콤하다.

여지껏 세계 최초의 OOO 개발, OOO 상용, OOO 시연 등의 기사로 소개된 기술 또는 서비스가 큰 성공을 거둔 케이스를 거의 없는 것 같다. 워낙 자주 쓰는 표현이다 보니 확률이 떨어진다. -- 그러니 이런 기사를 읽을 때는 그냥 '얘네 연구비 모자른가 부다', '걔네 회사 임원들에게 성과 어필하려는가보다' 정도로 가볍게 웃어 넘기면 된다. 하지만 해당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기사들이 해당 기업에 좋은 인상을 남긴다. 그래서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세계 최초란, 타이틀은 물론 좋은 뜻을 가졌지만, 별로 대단하지도 않고, 놀랍지도 않아서 세계에서 아무도 연구를 안했다는 의미가 될수도 있고, 세계 최초로 해당 서비스를 개발했지만, 곧 망할 것이다란 의미도 있다.(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말이다.) 우리는 이런 기사가 나올때 마다 SKT의 사례처럼 세계 최초가 아니면 망신을 주고, 세계 최초라 하더라고 큰 의미가 없다면, 철저하게 분석해서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이다! 라고 반박을 해줘야 한다.

 stop△ 의미 없는 세계최초 이제 그만!

그래야 세계 최초란 말이 가지는 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신문시가에 나오는 '세계 최초'란 말을 믿고 보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아침부터 SKT의 세계최초병이 부른 촌극을 보고 몇자 적어보았다.

 

이상 세계 최초로 SKT 과장홍보 기사를 티스토리 블로그에 7시 17분에 올린 애디 였다.